언제부턴가 남성 동료나 남자친구가 내 짐을 들어주는 게 꺼려지기 시작했다. 특별한 계기나 사건으로 인해 꺼려진 건 아니었고, 나 자신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정의되는 듯해 거부감을 느낀 것 같다. 물론 내가 무거운 것을 옮기는 게 버거워 보여 선의로 도움을 줬다는 건 알고 있다. 하지만 나는 다 큰 성인이었고 짐이나 필요한 물품을 옮기는 소소한 일은 알아서 해내야 한다고 믿는다. 그럴 때면 선뜻 타인을 도우려는 동료와 친구들의 굵직한 골격과 몇 배 강한 힘이 부럽기도 했다. 가능하다면 힘센 여자로 살고 싶었다. 운동을 꾸준히 하고